엔초 카텔라니(Enzo Catellani)에 의해 1989년 이탈리아 베르가모 근교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된 카텔라니 앤 스미스(Catellani & Smith)는 빛을 단순한 기능적 요소를 넘어 예술적 표현의 매개체로 승화시키는 독창적인 조명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이름에 등장하는 '스미스'는 엔초 카텔라니의 가상의 파트너이자, 철을 다루는 장인을 상징하며, 이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수공예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초기부터 카텔라니는 산업적 생산 방식과는 거리를 두고, 장인의 손길이 닿은 특별한 조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빛의 본질을 탐구하고, 빛과 그림자, 반사를 통해 공간에 감성적인 깊이를 더하며, 각 제품에 시적인 영혼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카텔라니 앤 스미스를 단순한 조명 회사가 아닌, 빛으로 이야기를 창조하는 예술 공방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습니다.
카텔라니 앤 스미스의 디자인은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철, 황동,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소박하고 일상적인 금속 소재들은 엔초 카텔라니의 손을 거쳐 섬세하고 귀중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합니다. 특히 금박, 은박, 동박 등을 활용한 '루치 도로(Luci d’Oro)' 컬렉션은 태양, 달, 불과 같은 자연의 빛을 모티브로 하여, 빛이 표면에 반사되며 만들어내는 따뜻하고 풍부한 질감을 통해 공간에 특별한 온기를 선사합니다. 모든 제품은 숙련된 장인들의 정교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이러한 과정은 각 조명에 고유한 개성과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기계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미세한 불규칙성과 손맛은 카텔라니 앤 스미스 제품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품으로 격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필 드 페르(Fil de Fer)'는 카텔라니 앤 스미스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얽히고설킨 금속 와이어 사이로 작은 빛들이 새어 나오는 모습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외에도 빛의 원초적인 형태를 탐구하는 '소리 조토(Sorry Giotto)',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컬렉션들은 브랜드의 끊임없는 실험 정신과 예술적 감수성을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LED와 같은 현대적인 광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도, 특유의 수공예적 접근 방식과 디자인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기술과 예술의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카텔라니 앤 스미스는 빛을 통해 감동을 전달하고, 공간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하며 조명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